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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여한길 :: 39 :: XX


 
Will you still love me
when I'm no longer
young and beautiful?
 
 

날 여전히 사랑할 수 있나요?

 

 

" 너와 나의 사랑은 영원할거야. "

나는 늘 진심을 담거든.

 

 
I like that we have those ever-renewing desires.
나는 우리한테 항상 새로운 욕구가 생기는게 좋아.
 


 

이름

여 한길 (余 恨佶)
 


나이

39세
 


키/몸무게

169cm / 52kg
 


성별

XX
 
 

직급

간부

 

외관

매실님 (@Aotlfdlwhgdm) 커미션

 

  • 짙은 청발의 긴 머리가 허리까지 흘러내리고 있다. 머리의 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지 조금 상해 있는 상태.
  • 눈의 색은 채도가 낮은 짙은 금안. 눈꼬리가 날카롭고 속눈썹이 풍성하며 옆으로 찢어진 눈매를 가지고 있다.
  • 오른쪽 눈이 선천적으로 감겨있다. 눈에 관해 물어보거나 관심을 보이는 것을 크게 좋아하진 않는 듯.
  • 오른쪽 쇄골에서부터 목을 타고 얼굴까지 큰 화상흉터가 있다. 
  • 손에 늘 검은색 장갑을 끼고 다닌다. 무언가를 가리기 위함인지 장갑은 혼자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벗지 않는다.
  • 피부가 매우 희다 못해 창백한 편에 속한다. 피부에 손을 가져다 대보면 매우 차가운 느낌 또한 드는듯하다고.
  • 입술은 짙은 버건디 립. 제법 즐겨 바르는 듯, 늘 그녀의 입술은 짙은 빛을 띠고 있다.
  • 의상은 주로 어두운 계열의 정장을 입고 다닌다. 아래로 치마 또는 정장 바지를 입고 다니며, 신발은 굽이 있는 구두 종류를 즐겨 신는다.
  • 뱃지는 정장 자켓 왼쪽 깃에 달고 다닌다.

 
 


 

 

성격
#속을_알수없는

" 사랑이란 건, 모든 감정의 시초라고 할 수 있지. "
" .. 뭔 개소리냐고? "
속을 알 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대부분이며, 그것에 맞추기라도 하듯 늘 웃고 다니곤 한다. 갑자기 사랑만이 이 세상의 모든 감정일 것이라며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다니거나, 그도 아니면 재미와 유흥을 위해선 그 어떤 것이라도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을 넌지시 건네고는 제 혼자 어깨를 으쓱대곤 한다. 속을 알 수 없는 성격에 화를 내는 꼴도 잘 볼 수가 없는 편. 자신의 장갑을 멋대로 벗겨버리거나, 그도 아니면 눈에 관하여 무례하게 말하거나, 그런 것들이 아니고서야 딱히 자신에게 짜증을 내고 잘못을 할지라도 표정과 말로는 화를 내는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감정을 느끼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나, 조금씩은 인간적인 면모도 볼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을 냅다 입에 넣어주곤 맛있지 않냐며 즐겁게 끄덕이는 모습이라거나. 어쨌든 제 딴에서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편이라고 한다. 딱히 주위 사람들이 믿어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 관해 신경 쓰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능청맞은

" 내가 그랬었냐? 잘 모르겠는걸~ "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기억은 분명히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능청스럽게 넘어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누군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거나 짜증 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법 즐겁다는 것이 그 이유 (...) 라고 한다. 속을 알 수 없을 성격과 더불어 늘 매사에 모든 일에 능청맞게 넘어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그녀를 가볍다 여길지도 모르겠다. 허나 자신이 맡은 것에 있어선 늘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가지고 오는 편이며, 그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재수 없는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은 늘 잘해왔고, 잘 할 것이고, 어차피 다 할 수 있을 것인데 이런 여유 하나쯤은 부려도 괜찮지 않나? 따위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듯하다. 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건지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능청맞고 여유를 부리는 모습 뒤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제법 열심히 하는 모습도 함께하고 있다. 그 목표가 어차피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야심찬_예술가

" 한번 살고 끝맺을 인생, 욕심 좀 부려도 상관없지 않나. "
자신의 야망을 숨길 생각이 없다. 한번 살고 시간이 지나 끝맺음이 있을 인생, 욕심 좀 부리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여한길이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하고 있는 가치관을 말할 때에, 그림을 그려 빚어내듯 말을 하는 것이 버릇으로 잡혀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면 제법 괴짜 같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의 가치관과 생각을 들어주되 그것이 잘못되었다면 필히 행동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며,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진 않으나 그것에 반한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그저 아무런 대답 없이 고개만 기울이고 웃을 뿐이다. 존중하되,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들어는 주되, 네 인생이라는 캔버스 아래에 우리의 색은 다르지 않겠냐며 알 수 없을 소리를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속을 알 수가 없고, 능청맞기도 하나 생에 관련하여 이야기를 할 때엔 제법 진지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장난끼_가득한

" 왁~!! 어, 놀라서 뒤지면 안되는데잉. "
조직원이나 자신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고 다니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때에 간혹 분위기 전환을 위해 장난을 치거나 그도 아니면 자신이 정말 심심해서 할 짓이 없을 때에 갑자기 뚱딴지 같은 소리로 사람을 놀라게 하곤 한다. 장난을 치고 난 뒤에 보여주는 상대방의 반응이 심심할땐 그렇게 즐겁다고 한다.
 


 

기타

L

시가 담배, 달달한 음료, 시원한 향

담배를 피는것을 매우 즐기는 애연가. 달달한 맛의 음료수를 제법 자주 마시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H

지루한 상황, 신 맛, 지저분한 곳

지루한 상황을 매우 싫어하며 신 맛이 나는 음식에 약하다.

생일

11. 24

가막살 나무
( 죽음보다 강한 사랑 )

가족

부, 모, 배다른 자매


취미

혼자만의 맛집 탐방
혼자서 즐길만한 술집을 찾아다니거나 그도 아니면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에 제법 진심인 편. 사람은 먹어야 살고 밥심이 있어야 산다는 생각에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서 찾아다니곤 한다. 

담배 수집
애연가답게 담배를 수집하는 취미 또한 가지고 있다. 자신의 방 한곳에 수집해야만 했던 담배라던가, 그도 아니면 자신이 즐겨 하는 시가 담배의 종류들을 다양하게 수집해두고 만족스럽게 그것을 바라보곤 한다.


특기

화려한 언변, 수영과 사격
언변 기술이 화려하다. 비즈니스에 관련되어 사람을 대해야 할 때 사람의 표정을 살피고 그에 맞추어 구사해 내는 말이 화려해 성공률이 높은 편. 평소에는 실없이 웃고 다니고 다니나 일에 관련되어선 그의 특기가 자주 빛을 발하곤 한다. 이외에도 제법 힘이 강한 편이다. 즐겨 하는 운동에서 특기라 말할 수 있을 법한 수영과 사격은 뛰어난 편.

기타 사항

장갑
늘 끼고 다니는 장갑은 자신이 혼자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벗지 않는다. 누가 답답하냐고 물어본다면, 그녀의 대답은 오히려 이것이 더 편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이 장갑을 속 편하게 벗어볼 수 있을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생각이 없다고 한다. 
"아직 난 이게 더 편하거든. "

감겨있는 눈
감긴 눈 아래로는 오직 새카만 어두운 빛만이 자리 잡고 있다. 한 번씩 제 혼자 거울을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그 안을 들여다보자면 속에서 무언가가 잔잔히 들끓는 기분이 들어 그만두곤 한다. 선천적으로 어차피 있지도 않았던 한쪽의 눈에 미련이라도 가지는 것인지, 그리 생각하고는 혼자서 어이없다는 듯 웃어넘기곤 한다. 어쨌든 제 한쪽의 눈이 없는 탓에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선에도 익숙해진지 오래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모습이라 생각할 수 있으니...

 

 
스탯

공격력 ■ ■ ■ ■ ■ ■ ■ ■ 
방어력 ■  □ □
민첩성 ■ ■ ■ ■ ■ ■
행운 ■  
지능 ■ ■ ■ ■ ■ ■ ■ ■
 
공격력8 + 방어력1 + 민첩성8 + 행운3 = 지능제외 총합 20
 


소지품

검은 장갑

늘 자신이 손에 끼고 다니거나 자기 전에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검은 장갑.
머리끈

작업을 할 때 머리를 올려 묶는 버릇이 있어 머리끈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듀퐁 라이터

시가나 담배에 불을 피울 때에 쓰는 라이터. 작은 고양이 모양이 아래쪽 구석에 새겨져있다.
이니셜 H.G이 새겨져있는 듀퐁 라이터.

 



선관

 

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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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한잔 할거지? 한 놈 죽을때까지, 들이붓는걸로. "

빠져나갈 생각은 하지 마.
자신이 조직에 들어갔던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원하는 것은 태산에 있으나 자신이 향해야만 했던 길은 한광이였고, 그로 인해 그 길 위에 두고왔어야만 했던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원하는 것과 향해야 하는 것. 그 사이의 기로에서 망설임없이 향해야 하는 것을 결정한 여한길에게도,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것들은 똑같이 작용되고 있었다. 가장 아래에서부터 익숙하게 받아오던 멸시들을 무시하고 오로지 올라갈 생각만으로 지내오다 보면 사람과의 정은 당연시하게 더더욱이 느끼기가 어려웠다. 누군가가 제게 다가오면 그저 나도 사랑한다며 가볍게 넘겨내고는 속으로 재고 계산하기 바빴다. 어차피 너도 나중에 내 뒤에서 무슨 짓을 할지 뻔히 다 보이는데. 그래도 난 그걸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 모르는척 따위야 해줄 수 있지 않겠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보면 머리에는 복잡한 생각들이 꽉꽉 들어차 떠날 생각을 않고 있었다. 그럼에 마음은 무언가 뚫린 것처럼 공허하곤 했다. 누구에게 기대하고 누군가의 등에 기대어 잠시 쉬어가고, 그도 아니라면 가벼운 이야기라도 나누며 웃고 지내는 모든 것들을 원했음에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런 것들은 덧없이 스러져버릴 것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머리가 터져버릴것만 같았던 날, 나는 너를 만났어. 무릎을 꿇고 애원하기라도 하듯 조직에 자신을 받아달라는 듯한 태도에 의문점을 가진것이 시발점이였다. 저렇게까지 간절한 이유는 도대체 뭘까, 가장 가까이서 그 이유를 알게된다면 이 지루하고 덧없이 뭣같은 생활에 조금은 음을 더해볼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내 책임과 함께 너를 받아들이게된 첫 이유다.

 

누군가의 잘못은 필시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것은 내게도, 네게도, 그 누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들이라 생각했어. 너를 조직에 받아들여주기 위해 네 잘못이 모두 내 책임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나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그것으로 인해 네가 네 잘못을 확실히 피부로 깨닫고 느낀다면 나는 만족스러움에 피떡칠이 되어 누워있는다해도 입에 곡선이 그려지곤 했으니 말이다.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것을 알 때까지 뇌에 처박아놓고 기억하면 될 일이다. 너와 나의 첫만남은 제법 내게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굳이 내가 행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행하게 만드는 사람이 한재상, 너라는 사람이였다. 누군가를 위해 피와 살을 내어줘보는 것도, 잠시 나보다 걸음이 빨라져선 나를 앞장서갈때에 보이던 네 뒷모습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툭, 올려놓았다가 한쪽의 눈을 끔뻑, 떴다 감아내는 것도. 전부 행하지 않아도 될 쓸데없을 일들이었음에도 "즐겁다" 라는 감정을 마음속에서 일어나게끔 했으니까,

우리 둘다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잖아. 그러니까 괜찮은거지.

 

점점 오랜 시간들이 지나가며 스며드는 것들에는 많은 것들이 담아지고 있었다. 네가 나를 향해 보내는 존경이라던지, 무언가를 행해야만 함에도 무조건적으로 나를 거쳐서 가야만 하는 것들이라던지. 굳이 그러지 않아도 괜찮은데, 네가 그런 모습을 보일 때면 내 머릿속 한 구석에선 제법 오만한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너는 내가 없이는 하나의 결정을 하는 것에도 제법 많은 고민들을 하겠구나, 하고. 내가 어떠한 방식으로 네 잘못을 일깨워줬다고 한들, 네가 나를 보는 시선의 결이 이리저리 흔들렸다가 다시 자리를 잡았던 그 모든 시간들이 무언가를 기억하기 어려워하는 내 머릿속에 박혀선 계속 맴돌고 있었다. 또다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진 않았는데, 힘이 들어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면 네가 먼저 생각나 나도 모르게 재상아~ 허공에 불러보곤 했다. 네가 그 모습을 봤다면 우습다며 웃어댔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모습들까지도 또다른 나를 발견하고 마주하는것만 같아서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만 같았으니까.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야. 네가 함부로 죽으려고 한다면 나는 내 가슴팍에 피멍이 들 정도로 내리치며 웃어댈것이다. 그런다면 네 정신이 조금은 깨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한다면 네가 만약 죽어갈때에, 숨이 얕게 흩어지고 있을 그 순간조차에도 내 생각으로 가득 들어차고 있지 않을까. 그런 이기적인 마음 하나가 이유였다. 동료라는 이름 아래에 우리는 18년이란 시간을 함께 지냈고,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함께 나누었으며, 모든 경험들에 나는 혼자서 이름을 지어놓고 그것에 글자를 써내려가듯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너는 내가 죽는다해도 놓을 수 없을테니까, 나는 네가 죽는다면 네가 죽는 그 순간에도 나를 기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네가 존경하는 사람으로써 사랑을 나누어주고 그것에 또 이름을 붙여나가지 않겠나. 함부로 죽을 생각도 하지 말고, 나 없이 무언가를 멋대로 행할 생각도 하지 않기를 바라. 나의 유일,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 때에 네 어깨가 기억나는 건 네가 내 유일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지, 재상아?

 


 

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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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내가 하고 다니는 사랑이 어떻길래 그렇게 기겁을 한대? "

... 딱히 네 말을 들어줄 생각도 없긴 한데 말이다~

같은 조직에서 만나게 되어 옆에서 항상 조잘조잘 귀엽게 누님이 하고 다니는 그건 사랑이 절대 아니라며 외치고 다니는 놈. 그래도 같이 다닌 곳에서 본 세월이 얼마고 정이 얼마인데, 간혹 지나가다보면 보이는 네 눈빛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 드러나고 있어서 조금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꺼림칙하다는 생각은 좀 거둬줬으면 좋겠는데, 앞으로는 내가 행하는 사랑에 대해서 날을 잡고 한번 가르쳐줘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요즘 들게 만들곤 한다. 네 얼굴에 깊게 난 두개의 긴 흉터를 바라보고 있을 때면 많은 생각들이 든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었으려나, 그도 아니라면 험한 일을 하다가 어딘가에 휘말린건가. 멍하니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보면 네 얼굴이 또 앞으로 갑자기 불쑥 다가와선 누님, 또 이상한 생각 하고 계셨죠?! 하고 번뜩 깨어나게 만들어주더라. 개같은 세상에서 귀엽게 짖어대고 그게 사랑이 아니라 말해주는 이가 옆에 있는것도 썩 내게 나쁘진 않아. 네가 백번 천번 말한다고 해도 내 생각이 달라질 일 따위는 전혀 없지만. 듣는 시늉이라도 한번쯤은 해줘야 네가 재잘대는 잔소리를 좀 더 오래 들을 수 있지 않으려나. 잠 깨는데엔 재격이거든.

 

작업으로 함께 나갔던 날 주위에는 차가운 칼날이 서려 우리의 목으로 향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도 나는 네 얼굴만 보면 장난이 치고싶어 어이없게도 실없는 농담이나 던지고 있던 중이였지. 원수도 사랑하고, 내 눈앞의 적들도 사랑하고, 너도 사랑하고. 네가 어이없다는 듯이 툴툴대며 말하던 그 말에 조금은 정곡을 찔렸을 때에 나도 모르게 눈이 휘어지곤 했다. 내가 할 수만 있다면 그 때에 느꼈던 그 감정을 기꺼이 모두에게 전달해주고도 남았을텐데, 많은 사람들은 이걸 이해하기 어려워 하더라고. 그러니 내 가까이에 있는 너라도 좀 이해해주는 척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오히려 더 네가 기겁할만할 이야기를 하며 놀려주는 것도 무료한 인생에 하나의 즐거움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너를 볼 때면 드는 생각들, 그 중에서 많고 많은 것들 중 하나는 한없이 가벼움에도 그 안에는 어느정도의 걱정을 담고선 나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였다. 나는 그런것들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라, 네가 갑작스레 사라져버리면 많이 서운해할지도 모른다. 그 서운함이 사랑으로 변질되어 너를 원망이라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에 나는 하나의 선을 그어두곤 한다. 기대지 말 것, 그 누군가가 내게 사랑이라는 감정 이외에 선을 벗어나 그것을 밟으려고 한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시선을 다른곳으로 향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그것뿐이다. 내가 해달라하면 너는 툴툴대면서도 많은것들을 함께해주었고, 내가 힘들어하는 척이라도 하면 힘들지도 않으면서. 하다가도 내 몸에 힘을 주어 일어날수 있게끔 해주었던 놈이니까, 나도 그에 맞춰서 더 많은것들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하다못해 네가 무언가를 잘못했을때엔 정말 다시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내가 나서서 차라리 다쳐버린다던가. 이런 말을 네 앞에서 대놓고 하면 너는 또 기겁하고 뒤로 슬슬 물러나버릴지도 모르겠다만. 그것 또한 나는 전혀 신경쓰지 않을 걸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나. 어차피 같은 선을 밟게 되었고 생각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하게된 우리를 가까운 이들이라 칭해도 될터이니, 너는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을 더 눈여겨보고 펼쳐보길 바래.

그 아래 내 사랑은 늘 함께하고 있을테니까.

 


 

예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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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내 동생, 얼굴을 보아하니 잘 지낸 것 같네. "

반가워해줄테니까, 표정좀 펴.

너와 나의 비극이 시작되었던건 역시 우리가 태산이라는 곳에서 함께 나고 자란것부터가 아니었겠나 싶다. 비록 다른 어머니의 뱃속에서 자라나 세상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다행이게도 아버지의 핏줄은 똑같으니 우리는 하나의 가족이라고 칭할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것을 비극이라 이름을 붙여두고 만끽하기 시작했지만 말이지. 네가 날 바라볼때면 늘 느껴지던것은 동경도, 존경도아닌 혐오와 부러움이라는 감정들이 뒤섞여선 말로 형용해내기가 어려울 감정이였다. 어차피 내겐 그것도 사랑으로 보일수밖에 없었지만, 네 그런 모습이 나 또한 너무나 사랑스럽기 그지없었고. 우리가 비록 다른 뱃속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출발선만큼은 같았다고 생각했는데, 비싼 옷, 비싼 가방, 넓은 내 방에 너는 늘 욕심을 가지고 그것을 숨길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리 가지고 싶으면 네 힘으로 직접 가져가봐. 그것도 어렵다면 이 많은 것들을 누리기엔 네게 너무 과분하지 않을까. 제 동생을 사랑하는 언니로써의 아주 친절한 걱정이였다. 혹여나 네가 가지고 싶었던 것들을 눈앞에서 놓쳐버리고 절망해버리면 어떡하지, 그도 아니면... 주제가 넘도록 더 많은것들을 손에 쥐고 싶어하면 어쩌지. 따위의 아주 쓸데없는 걱정들. 나는 그렇게 널 사랑하기 시작했어, 시연아.

 

나는 네가 내 동생임을 입이 닳도록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녔고, 너는 나라는 존재 자체를 숨기고 싶어했다. 내가 네 언니인것이 절망스럽다는 듯이, 처절하게. 나는 네가 하는 모든것들을 존중함에도 이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네가 가져갈수 있었다면 이 모든것들은 이미 네 손에 들어가있었을테고, 네가 그리 애를 쓰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네게 녹아들어가있었을테니 말이다. 인생이란 그런것이다. 어느곳에 상처를 내면 그것 또한 제 자신에게 돌아가기 마련이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미움을 받을 용기를 키워야 하고, 너무 많은 정을 나누어 그 사람을 잊지 못해 힘들어하고. 너를 보고 있자면 이 장면들이 스쳐지나가 한없이 미련해보였다. 어차피 감정은 하나다. 사랑. 그 안에서 누군가는 사랑함에 혐오스러워하고, 증오를 하며, 진심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고 싶어하고 아껴주는 것이다. 나는 어차피 어릴때부터 그렇게 알고 자라왔기에 네가 누군가에게 정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주려는 모습을 보이면 내쳐주곤 했다. 그렇게 살면 네가 힘이 들텐데, 이 언니가 먼저 나서서 많은 것들을 끊어내주면 좋지 않을까. 네가 날 그럴때마다 바라보던 눈은 제법 살벌했지만 말이야. 나는 상관이 없었다. 어릴때부터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증명해내보일수 있을 이 화상자국이 났던 시점, 그리고 내가 태산이라는 곳에서 나와 한광이라는 지점에서 너를 다시 마주했던 그때까지 나는 한순간도 너를 잊어본적이 없다. 사랑하니까, 하나뿐인 내 동생이니까. 네가 혐오스러웠음에도 그 안에는 사랑을 녹여 많은것을 이해해주었고, 네가 뒤에서 내가 밟고있던 선을 지워대고 있었을 때에도 그나마 남은 한쪽 눈마저 감고 모른척해주고 있었다. 이런걸 알면 네가 날 그렇게 쳐다보지 못할텐데. 아쉬워.

 

너는 나의 심야(深夜). 깊은 밤은 사람의 곁에서 떠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것이 고통스러운 밤이더라도, 흘려보내고 싶을 밤이더라도. 그도 아니라면 정말 별것이 아니어서 기억할 필요조차도 없을 쓸모없는 밤이더라도. 그렇게 내 주위에서 늘 배회하던 너는 결국 돌고 돌아 나와 다시 만났고, 예전과 같은 눈깔로 날 쳐다보곤 했다. 네 시선이 느껴지면 나는 사랑스럽다고밖에 말하지 못할텐데, 그런걸 이용이라도 하는건가? 차라리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화상자국은 필히 네가 숨기고 싶어도 우리의 공통점을 나타내어주고 있다. 네가 그리 피하고 싶어하는 나를 어차피 비즈니스적으로라도 만날수밖에 없을 것이고, 피하고 싶은 만남은 결국에 다시 돌고 돌아 우리의 눈앞에 닥쳐온다. 그러니 너 또한, 이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깨닫길 바란다. 내가 얼마나 진심을 다해 너를 사랑했는지, 그리고 사랑하고 있는지. 네 많은 것들을 눈감아주고있음에 내가 어떠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는지. 멍청하게 누군가에게 정이나 나누어주고 그것에 상처를 받지도 말고, 나와 이루어질수 없을 깊은 꿈도 꾸지 말기를 바라. 깊은 밤에 너무 깊은 곳으로 빠져들어가 그 꿈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할거라면, 그 꼴이 우스울테니까.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어린 시절, 나는 수많은 멍을 옷 안에 숨기고 너를 안아들고 웃었다. 내가 지켜줄수 있을까, 너를 안고 중얼거렸던 그 나즈막함은 아직까지 내 귓가에서 떠날 생각을 않는다. 네가 나를 죽여야만 한다면, 많은 것을 내려놓길. 네 깊은 심연에 내가 깊게 박혀 뽑힐 생각을 않는다면, 차라리 그 심연조차도 뒤덮을 용기라도 가지길 바라.

사랑하는 내 동생,

너는 아직까지도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문제야.

 


 

지사월
더보기

" 나의 10월은 이곳에서 느리게 흘러가고 있었나보네. "

시월아, 우리의 눈이 점점 녹고있는게 느껴져.

눈이 흩날리는 10월은 괴리감이 느껴졌다. 이렇게나 빨리? 내 몸의 멍을 덮어 가려주려기라도 하는 듯, 세차게 불어내리는 눈발을 눈을 감고 맞고있다보면 피부의 통증은 점차 가라앉곤 했다. 정처없이 밖으로 나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한쪽의 시선이 이리저리 굴러가고 있었을 때, 너를 만났던 그날의 내 하루는 단 하나의, 유일한 날이였다. 이걸 뭐라고 해야하나, 행복했다고? 그도 아니면 거울과도 같은 너를 마주해 오히려 안심했던 날이라고. 어떠한 단어를 갖다붙인다고 한들 만족스럽지 못했다. 네가 내게 보내던 그 투박한 욕들과 상반되도록 보여주던 그 넓은 등은, 내가 누군가에게 기대어선 힘드니 나를 좀 안아달라고 말하고 싶도록 만들게 했었으니까. 그러니 이건 네 잘못이야. 전부 다.

 

열여덟살에 나는 내가 처음으로 기대었던 이의 피를 손에 흩뿌리고 그것을, 너울거리는 꽃잎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너와 눈이 마주쳤던 그 순간까지도 나는 너를 눈에 담아낼 여유가 없었다. 그 아이의 온기가 점점 사라지는것이 느껴졌었으니 그것을 오롯이 느껴줄 사람은 나뿐이지 않은가. 그러니 볼 거면 너도 봐. 내 공연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청객이더라도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하나로 그것에 관용을 베풀어내줄수 있으니 말이다. 네가 어떻게 나를 알고 찾아온건지, 하필이면 이 엿같은 날에. 눈도 세차게 내려서 시야가 희뿌연 날에, 너는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했던 그 날에. 다시금 나를 찾아왔다. 흰 머리칼은 내리는 눈에 가려져 어떻게 생긴 모양새인지 알기가 어려웠고, 네가 나를 바라보면 자꾸만 내 얼굴이 옆으로 스쳐지나가선 불쾌했다. 불쾌함에도, 기뻤다. 나같은 인간인건가, 글쎄. 내가 멋대로 판단해버리면 안될 일이려나. 어쩔거야, 이미 네가 내게 한번 더 모습을 보였다는 건, 너도 내게 어찌되었건 무언가를 얻어내고 싶었거나, 그도 아니라면 같잖은 호기심에 나를 가까운 곳에서 좀더 바라보고 싶었거나. 많은 이유들중에 하나겠지. 딱히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것에 이유를 물어내고 해답을 찾는것보다 너를 오랫동안 이유없이 바라보는것이 더 즐거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따위들이 머릿속을 배회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지나가는 시간들에 비례하듯 몸의 통증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었고, 나를 향해 하나의 진심어린 사랑을 나누어주었던 이조차 등을 돌리고선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었다. 어차피 나는 그런 이들조차도 사랑해야만 할 운명이였으니까, 상관없었다. 복수, 우습다면 우스울 그 하나의 단어가 뇌리에 스쳐지나갔지만 나는 그걸 그저 나의 또다른 사랑이라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자꾸만 눈앞의 네가 등을 내어주고 있었고, 내 멍과 상처들을 눈으로 훑어내고 있었으며, 그것들에 대해 별다른 말을 건네지 않았음에도 나는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처음으로, 더럽게 춥던 그 겨울에 온기를 느꼈던거다. 내가 네게 했던 말들이 장난같았을까, 네가 원한다면 내 남은 눈 하나쯤이야 내어줄수도 있다. 네 복수에 내가 단계로써 자리하고 있다면 나를 밟고서라도 네 복수를 향해 올라가라며, 눈과 입에 부드럽게 곡선을 그려내며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면, 너는 이미 내 겨울에 너무나 깊게 들어와 더이상 잊을수 없겠구나. 라는 감상평을 남길 수 있도록 만들어내었다. 하필이면, 그 날에.

차라리 날 모른척이라도 하려 노력하지 그랬어.

 

꽃은 피었다가 자연스럽게 지기 마련이다. 나를 꽃에 비유한다면, 너라는 겨울이 내려주는 그 눈발에 거칠게 파묻혀선, 편하게 찬 숨을 내뱉으며 눈을 감을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많은 것들은 우리의 찰나에 지나쳐졌고, 우리의 생은 서로를 거울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것들이 곪아선 터지기 일보직전이였다. 그런 것들을 외면하고 서로를 바라보던, 발이 빨갛게 얼어 감각조차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런 와중에도 네 등이 너무나 넓게 느껴져 그것에 얼굴을 파묻고 웃음뒤에 녹아내리듯 물을 흘려대고 있었던 나의 10월을 나는 사실 지금도 갈망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이 아닌 지금에서 너를 바라볼때면 나는 많은것들을 놓고 있을 것이다. 나의 생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까지도. 그러니 너는 나와의 재회에서, 우리의 묵시록에 써내려갈 수많은 종잇장들이 어두운 바닥에 깔려 나뒹굴고 있다면 그것에 빛을 비추려 안간힘을 쓰는 네 모습을 보여주길. 세찬 바람의 10월에 만난, 나의 시월아. 나는 네가 나를 평생 잊지 않음에도, 평생 나의 진짜 이름따위는 모르길 바란다. 나 또한 네 진짜 이름을 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부를 일따위는 없을 것이다. 너와 나의 그날의 하루는 마치 신기루처럼 닿일듯, 닿이지 않았고. 갈망함에도, 끝없는 갈증처럼 채워지질 않아. 그러니 우리는 그 날의 기억에 의존해선 멍청하게 굴어대는거야. 사랑하는거야. 그 날을, 시월이라는 너를. 정말 멍청하게도.

한번만 더 엄살이라도 네게 부려볼까, 그날처럼.

시월아, 나 아파. 하고. 재밌겠지?

 


 

문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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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네 이름이.. 아, 그것보다 예전에 나랑 했던 대화는 기억하냐? "
다시 기억나게 해주면 그만이긴 한데.

많은 것들을 손에 쥐고선 누군가를 만나야만 했던 작업장에서 너를 처음으로 봤다. 제법 살벌하게 진행되는 작업에도 표정의 변화 하나 없이 진행하던 너를 처음엔 호기심으로, 두번째도, 그리고 세번째도 모두 호기심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사람이 말을 걸면 보통 사람의 눈을 직접적으로 바라보고 누구인지 생각하려고 할 텐데, 너는 전혀 그럴 의지조차도 없어보였다. 기억하면 하는거고, 아니면 아니라는 건가. 어차피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으려 사랑을 나누어주고 있긴 하다만. 네게는 그런 것들도 통하지 않을것 같아 지나가던 길에 조금의 우연을 곁들여 말을 걸어대었다. 내가 누군지 기억도 못한다면 한번 더 나게 만들어주면 그만이다. 그도 어렵다면 네가 일하는곳에 깽판이라도 한번 치면 더 강하게 기억할수 있지 않을까? 평소였다면 이런 생각들을 전혀 하지 않았을텐데 자꾸만 네가 머릿속에서 까끌거리듯 거슬리기 시작했다. 그러니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겠지, 네가 누군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저 원초적인 내 호기심일 뿐이긴한데.

 

호기심으로 시작해 무엇으로 끝날지 예상할수는 없었으나, 너의 반응은 한결같이 참 정적이였다. 누구라 이야기해주어도 놀라는 기색조차도 하나 없고, 이건 뭐. 목각인형이랑 이야기하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 다한거지. 그래도 나는 이런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것이 퍽 즐겁다. 무료한 인생에, 끝맺음이 확실할 나의 생에 하나, 둘. 음들이 더해지면 당연히 그것은 더 다채로워지지 않겠는가. 그러니 조금씩 우연을 더 곁들여 네 얼굴을 마주해보기 시작했다. 태산이라는 다른 선 위에서 조금씩 서로를 경계했어야 함에도, 딱히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네 표정때문이려나. 아무 생각도 없어보이는 저 표정을 보고 있을때면 마음에 조금의 평안이 찾아오곤 했다. 차라리 저렇게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을 정도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살면 더 편한건가? 물음이 잘 없을 내게 의문점을 만들어 되돌아오도록 만들어주던 사람. 제법 웃겼다. 쓸데없는 질문을 하면 그에 맞추어 덤덤하게 돌아오는 답변들도, 갑작스럽게 말을 걸었음에도 크게 놀란 기색 하나없이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해주던 꼴도. 전부 다, 우습기 그지없었다. 어차피 너는 나중에 나를 또 기억할지 안할지 모를 일인데 네 앞에서 열심히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말해주는 내 꼴도 우스웠다. 그런 것들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하니 호기심에서 시작해 호기심으로 끝맺어질 내 모든것들이 다른 감정으로 방향을 틀어가고 있었다. 

 

어차피 다른 감정이라 해도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이야기하며 치부해버리고는 끝맺어버릴것이 뻔했다. 나는 널 사랑해, 그러니 너도 날 알려는 노력이라도 해보는건 어때? 그딴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머릿속에 나열하곤 중얼거렸다. 어차피 너와 나는 같은 선상에서 서로를 알아갈수 없을 터이니, 다른 선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느낄 감정들을 하나, 둘씩 천천히 말해보는거야.

그러니 나는 너를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있겠다. 호기심에 시작해선 우연을 곁들여 너를 만나러 갔고, 그 이후에 알아갈수록 네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주고 싶어졌으니. 미래를 그려가볼 사람. 내가 느낄 감정들을 이해하는 그 표정을 볼 수 있을 날이 온다면, 내가 기뻐서 까무러칠지도 몰라.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

그 재미없는 표정도 자주 보여주면 더 좋고.